제목 [성공! 창업 릴레이 인터뷰] ㈜디스플레이테크 대표이사 박윤민(재료?81) 동문 인터뷰 날짜 202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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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풀어나갈 열쇠는 바로 여기서 찾는 거예요"


성큼 다가온 겨울이 느껴지던 지난 20일 판교로 향했다. 디스플레이테크 대표이사인 박윤민(재료?81) 동문을 만나기 위해서다. 디스플레이테크는 LCD 모듈을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제조기업으로 모바일 기기의 성장과 함께 대표적인 LCD 모듈 생산 기업으로 성장했다. 20여 년간 성공적으로 기업을 이끌어 온 박 동문의 이야기 속에는 매사 최선을 다해왔던 그의 발자취가 묻어났다. 
 
 
◆ 역경 속에서 성장하다

박 동문은 대학 생활을 얘기하자면 길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학력고사를 보고 전기에 지원한 대학교에서 떨어지니까 갈 데가 광운대학교 밖에 없었죠” 원하지 않던 대학에 입학한 박 동문은 공부에 소홀하며 방황하기 시작했다. 방황하던 박 동문은 성적표를 받아보고 고민에 잠기게 된다. “성적표를 보니까 졸업 자체가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유일한 탈출구인 군대에 가게 됐죠. 군대를 다녀왔는데 집안 사정이 학비를 대줄 수 없을 만큼 좋지 않게 변했어요. 몇 개월 고민 끝에 내 인생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는 방법은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 제대로 공부하고 졸업해서 취업하는 거라고 결론 내렸죠”

그는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수업 시간을 빼고는 교내 근로장학생으로 근무하며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했던 그에게 4학년 2학기는 가장 힘든 시기였다. 마지막 학기에는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최대한 빨리 취업할 수 있었던 중견기업인 반도체 회사 KEC에 지원했고 절박하게 노력한 결실로 합격할 수 있었다. 학창 시절을 회상하며 박 동문은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입학해서 전공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거예요. 복권처럼 갑자기 인생이 바뀔 수는 없어요. 전공과목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내 인생을 풀어나갈 열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거지 멀리서 찾을 수는 없는 겁니다”

 
◆ 도전과 경험

박 동문은 KEC에서 반도체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주로 개별 반도체를 다루는 일을 했다. 개별 반도체는 다이오드, 저항, 콘덴서, 트랜지스터 등 제품 내에서 단일한 기능을 하는 소형 전자 반도체 부품을 말한다. “개별 반도체는 오래된 기술이라 간단한 수준의 기술이기 때문에 제가 설계부터 공정 제조나 최종 검수 심지어는 포장까지 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맡아서 하는 거죠. 제가 만약 대기업에 갔다면 메모리 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을 다뤘을 거예요. 하지만 그런 기술은 공정 단계별로 각자 맡은 영역만 수행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만 알 수 있는 거죠. 개별 반도체의 경우 전체를 다루기 때문에 공정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거예요” 박 동문은 이때 습득한 지식이 사업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이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다가도 반도체 공정 테스트를 하는 꿈을 꿀 정도로 일이 즐거웠다. 박 동문은 일이 즐겁다 보니 열심히 일했고 자연스럽게 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렇게 재밌던 반도체도 5년을 하니까 새로운 게 없어서 약간씩 지겨워졌죠. 그 무렵 KEC에서 LCD 사업을 인수했어요. LCD를 보니까 유리판에 글자도 나오고 그림도 나오고 나중에는 동영상도 나온다니 무척 흥미로웠죠”

박 동문은 LCD에 대한 흥미를 바탕으로 LCD 개발 공정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해당 부서 근무를 자청했다. 부서에서 일하던 그는 반도체와 LCD가 흡사함을 깨달았다 “내가 했던 반도체 업무가 LCD에서 절반 정도 쓰였어요. 새로운 일이었지만 반도체 공정 전체를 다뤄봤기 때문에 유리한 입장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었죠” 그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CoG(Chip On Glass) 기술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CoG는 유리판 위에 구동하는 반도체 칩을 직접 붙이는 기술을 뜻한다. 그는 자연스럽게 업계에서 손꼽히는 LCD 전문가로 거듭났다.


◆ 위기는 곧 위험이자 기회이다

훌륭한 기업인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내곤 한다. 박 동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직장인 대우그룹 계열의 오리온전자는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LCD 사업을 포기했다. 박 동문도 1998년 초 일자리를 잃고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주변에서 사업을 하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큰 사업이다 보니까 많은 자금이 필요해 함부로 결정할 수 없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생산이 아닌 컨설팅이나 LCD 개발을 주로 하는 ‘디자인하우스’ 개념으로 회사를 만들면 많은 자본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시작하게 된 디스플레이테크는 시작부터 술술 풀렸다. “각 타이밍에 맞는 창업 아이템이 있는데 제가 타이밍에 맞는 사업을 했던 거죠. 우리 회사를 찾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어요.” 모바일 기기 붐이 일고 핸드폰을 개발하는 회사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시기에 LCD 전문가인 박 동문의 지식이 필요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사업이 승승장구하던 무렵 LCD를 생산해보면 어떻겠냐는 조언에 따라 박 동문은 LCD 생산에 뛰어들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기술과 사람됨을 인정받은 것을 바탕으로, 박 동문은 뜻을 같이하는 업체 대표를 만나 사업을 지원받게 됐다.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테크는 창업한 지 6개월 만에 첫 납품에 성공하며 1년 만에 140억이라는 매출을 달성했다.

 
◆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박 동문은 창업하고 싶은 분야에 관한 공부가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창업할 생각이 있으면 어떻게든 창업하고 싶은 분야에 먼저 취업을 해야 합니다. 그곳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고 두각을 나타내야 하는 거죠. 두각을 나타내려면 분야에 관한 공부를 통해 특별함을 갖춰야 해요. 무턱대고 시작한 사업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아요.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저는 회초리를 들어서라도 그 분야로 집어넣을 겁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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